메뉴보기 search

(*.247.69.249) 조회 수 8895 추천 수 59 댓글 0


||0||0
인내력의 한계를 시험하듯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9일 찾은 서해 북방 5개 섬의 막내 우도. 숨막히는 더위 속에서 우도를 지키는 해병대 연평부대 우도중대원들은 세 가지 적과 소리 없는, 그러나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맑은 날이면 손에 잡힐 듯 보이는 북녘 땅의 북한군이 첫째요, 가차없이 내리쬐는 햇볕과 장병들을 숨막히게 만드는 무더위가 두 번째 적이요, 때를 가리지 않고 밀려드는 고독감이 마지막이자 가장 무서운 적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6km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우도는 민간인 한 명 없이 해군·해병대 장병들만 있는 섬으로 북한 땅인 함박도에서 불과 8km 떨어져 있다. 게다가 썰물 때면 섬 주변에 3~8km의 갯벌이 생긴다. 북한 땅에서 걸어서도 침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해무라도 짙게 드리운 날이면 긴장감이 배가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북한군이 침투해서 어쨌다더라’는 유언비어가 심심찮게 나돌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말 그대로 유언비어다. 1952년 해병대 1개 소대가 주둔한 이래 해병대원들은 서해의 최접적 전략 요충지인 이곳을 완벽하게 지켜 내고 있다.

이런 완벽함이 절로 얻어진 것은 물론 아니다. 비결은 바로 훈련. 중대원들은 언제, 어느 곳에서도 적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그 결과 각 병사들은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완전무장 행군도 격주로 한 번씩 실시한다. 개인화기 사격도 실지형 사격훈련을 강화했다. 한 달에 한 번씩 거점 숙영훈련을 실시해 전장 환경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무더위는 이런 상황을 버텨 내야 하는 장병들에게 짐 하나를 더 얹는 얄미운 녀석이다. 우도라 해서 무더위를 비껴 갈 수는 없는 법. 태양은 섬 전체를 걸어서 도는 데 30분 남짓 걸리는 초미니 섬을 달궈 놓는다. 하지만 우도 장병들에게 가장 큰 적은 밀려드는 외로움과 고독감이리라. 사방을 둘러봐도 보이는 것은 바다뿐이다. 섬을 오가는 배라곤 해군 함정과 부식선·행정선이 전부인 터라 민간인 한 명 살지 않는다. 장병들의 가장 큰 기쁨인 외출·외박·면회도 지리적 여건상 아예 불가능하다.

오죽하면 모퉁이 우(隅)자를 쓰는 우도의 옛 이름이 한 번 들어가면 머리털이 하얗게 변할 때까지 나오기 힘들다는 뜻의 모로도(毛老島)였을까. 우도 중대장 오광옥(해사53기) 대위는 “고독감과 무더위를 이기며 최전방 접적 지역을 지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 중대원들은 동고동락하는 가운데 임무에 최선을 다해 책임지역을 물샐틈없이 지키겠다”고 말했다. 무더위와 고독을 오직 최전선을 지킨다는 국군의 사명과 임무·역할만으로 외면하고 있는 우도 지킴이, 해병대원들.‘붉은 전사’, 그들이 있기에 이 뜨겁고 지리한 여름을 이겨 내야 한다는 논리를 주장하면 지나친 해병대 예찬론일까….
2006.08.11 글=김가영·사진=정의훈 kky71@dema.mil.kr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글쓴이 조회 수
337 해병대 모병광고영상 2010.03.12 관리자 8191
336 완전무장 전술강하 - 칠포해안 2010.03.12 관리자 9409
335 상륙기습훈련 file 2010.03.11 관리자 7499
334 해병대부사관 318기 여군부사관후보생들 file 2010.03.11 관리자 19242
333 해병 6여단 M-48A3K 전차 야간사격 file 2010.03.11 관리자 9153
332 추억의 진해훈련소 file 2010.03.11 관리자 10056
331 해병대 최강전사 1사단 손복주중사 2010.03.11 관리자 10258
330 6여단 상륙기습훈련 2010.03.11 관리자 9604
329 해병대영화 - 5인의 해병 2010.03.11 관리자 6894
328 돌아오지 않은 해병 2010.03.11 관리자 7993
327 해병묵시록 2010.03.11 관리자 10669
326 정채호 - 사령부 해체후 떠도는 소문들 # 02 2 file 2010.03.10 관리자 6784
325 정채호 - 사령부 해체후 떠도는 소문들 # 01 1 file 2010.03.10 관리자 7447
324 독도함 LPH- 6111 1 file 2010.03.09 관리자 10160
323 하교 90기 - 나는 자랑스런 해병하사관이 된다. 1 file 2010.03.08 관리자 16308
322 해병대부사관후보생들의 교육훈련과정 file 2010.03.08 관리자 29300
321 해병 소방대장 김대훈 중사를 만나다 file 2010.03.07 관리자 17583
320 해병대훈련병들의 급식현장 2010.03.07 관리자 10224
319 해병대 수색대원들은 물속에서 뭘 보고 방향을 찾아 갈까? file 2010.03.07 관리자 8260
318 해병대훈련병 무장전투수영 및 이함훈련 2010.03.06 관리자 9598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27 Next
/ 27

CLOSE